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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롬. 평화의 왕으로 이 땅에 오신 예수그리스도의 성탄절을 맞이하여 예수님의 이름으로 물질과 기도의 동역자분들께 문안 드립니다.

 

2016년 새해를 1주일 앞둔 지금 올 한 해를 돌아보니, 매년 특별하지 않은 해가 없긴 하나 올해는 저희에게 정말 특별한 한 해가 아닐 수 없습니다. 르완다 키보고라 병원에서의 훈련 기간을 마치고, 우리를 통해 르완다에 이루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vision을 발견하며 그 첫걸음을 시작한 한 해였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위해 품었던 나의 작은 vision과는 비교할 수 없고 저로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크고 높은 하나님의 vision을 처음 보았을 때 과연 이 일들이 가능할까 두렵고 염려되었었지만, 이런 저의 마음을 아시고 모든 행정절차를 풀어주시고, 사람을 붙여주시고, 재정을 채워주시는 하나님의 세심한 인도하심을 경험한 이제는 , 여전히 행정 절차와 재정 등 산적한 문제들은 많지만 어떻게 하나님께서 풀어 나가실까 기대하는 마음이 더 큽니다.

7500평 전체 부지의 master plan(병원, 게스트하우스, 유치원, 초 중 고등학교, 다목적 강당(채플실) 중 1차로 병원(내과 소아과 의원)과 게스트하우스를 시작하기로 결정하였고 ( 처음엔 병원과 유치원을 1차로 시작하려 했으나, 아무래도 선교 팀이나 단기로 봉사할 학교 교사를 위한 숙소가 우선적으로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여), 현재 병원과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설계를 마치고 환경평가를 위해 해당 관공서에 등록을 마친 상태 입니다.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면 2-3주 내에 허가가 나올 것이고, 이후 실제 건축이 가능한 세부설계까지 마무리 한 후 건축 허가를 위해 시청에 등록하면 짧게는 한달, 길게는 석 달이면 건축 허가가 나게 됩니다. 그럼 아마 빠르면 2월, 늦으면 4월쯤에는 건축을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예상됩니다만 아프리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사실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저 지금까지 하나님께서 잘 인도해 오셨듯 남은 모든 절차들 또한 하나님의 방법과 뜻에 따라 인도해 나가시리라 믿고 평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희 부부는 12월 초부터 인근에 위치한 키바가바가(Kibagabaga) 병원이라는 2차 병원에 파트 타임으로 근무를 시작하였습니다. 매주 화요일은 르완다어 수업이 있고, 목요일은 다른 선교팀(캐나다)과 연합하여 영유아 검진을 진행하고 있어서, 월,수,금 근무를 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무보수의 volunteer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병원도 크고 의사도 18명 정도 있어서 수준이 높은 병원으로 생각했는데 막상 근무를 해보니 모든 게 엉망이었습니다. 의사는 대부분이 대학을 갓 졸업한 인턴들이었고, 병실환자 회진을 빼먹기 일쑤이며 심지어 토일 주말에는 회진을 돌지도 않고, 간호사들도 의사의 처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며칠째 검사도 안되어있고, 처방낸 약이 실제로 환자에게 들어가지도 않고 있었으며, 모든 약과 처치(소독, 복수천자 등등)와 검사들은 환자가 수납을 먼저 하기 전에는 절대 시행할 수도 없고, 간단한 소독약인 포비돈 조차 환자가 직접 돈을 내고  사서 가지고 와야 제가 쓸 수 있습니다.   이전에 사역 했던 르완다 촌 구석에 있던 키보고라 병원에서 조차 경험하지 못했던 아프리카 의료의 실상을 그래도 수도인 키갈리에서 그것도 2차병원의 큰 규모의 병원에서 경험하고는 실제로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현지 간호사와 의사는 이런 저런 이유로 이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설명해 주었는데, 한두 사람의 힘으로는 바꿀 수 없는 총체적인 시스템의 문제였기에 참 답답했었습니다. 그래도 키보고라 병원에서의 경험과 훈련과 연단이 있었기에 조급해 하지 않고, 그들을 책망하지도 탓하지도 않고 조심스레 품고 가려 합니다. 눈으로 보여지는 단기간의 변화를 욕심내지 않고, 묵묵히 내게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환자들 한 영혼 한 영혼을 기도하며 진료하고 일하는 게 성에 차지 않는 간호사나 직원들 조차도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품고 조금씩 걸어가야겠습니다. 그게 바로 제가 지금 여기서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성탄절을 며칠 앞두고 22일부터 24일까지 기세니(Giseny)라는 호숫가에 다녀왔습니다. 지난번 기도 편지 때 말씀 드렸던 나누리 공동체 4가정(저희와 이상훈 선교사네, 제프리 선교사님네, 그리고 임진호전도사님네.)이 함께 다녀왔는데, 향후 우리 공동체가 붙잡고 나아 가야 할 하나님의 vision과 우리의 mission과 핵심 가치에 대해 진지한 토론의 시간을 가졌고 ,제프리 선교사님의 BAM(Business as Mission) 강의와 예배, 기도회 등  각자의 바쁜 사역을 잠시 내려두고 나누리 공동체가 하나의 vision을 공유하며 하나님 안에서 진정으로 하나되기 위한 retreat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많은 생각과 고민이 있었고, 우리 자신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시간이었는데 특히 나의 생각과 vision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를 통해 이 땅 르완다에 하기를 원하시는 vision이 무얼까를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었기에 뜻 깊은 시간들이었습니다. 앞으로 저희들이 한 마음으로 계속 찾아 가야 할 숙제이기도 합니다. 다음 기도편지에는 나누리(NANURI)공동체가 붙잡아야 할 vision과 핵심 가치들에 대해 나눌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하며, 저희들이 하나님의 길 위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지 않도록 많은 기도 부탁 드립니다.

 

 

다시 한번 우리에게 진정한 구원과 평화를 이루기 위해 이 땅에 낮은 자의 모습으로 오신 예수그리스도의 성탄의 은혜가 저희 가정과 모든 동역자 여러분의 가정에 충만하시길 축복합니다.

샬롬!!

 

르완다에서 박준범 백지연 드림

 

기도해 주십시오.

1. 현재 진행중인 환경평가 허가가 많이 늦어지지 않고, 다음 단계로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2. 1차 공사(병원과 게스트하우스)의 총 공사비가 대략 10억 정도 인데, 5억 가량 부족한 재정이 하나님의 방법대로 잘 채워질 수 있도록.

3. 1월에 비자가 만료되어 갱신할 때에 어려움 없이 재발급 될 수 있도록.

4. 키바가바가 진료 사역할 때에 늘 영적으로 충만하여 환자의 육적 문제뿐 아니라 영적 문제들 까지 감당할 수 있도록

5. 모든 문제와 상황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하나님께만 집중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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