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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이름으로 문안 인사를 드립니다.

늘 저희 가정을 위해 기도해 주시는 교회와 성도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먼저 가족들 소식부터 전합니다. 큰 딸 훈희의 대학진학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훈희는 합격 대기자 명단에 최근까지 있어서 금방 연락을 드릴 수 없었습니다. 올 해는 진학이 어렵고 한 해 더 기다려 내년을 기약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감사하게도 훈희는 크게 낙담하지 않고 꿋꿋합니다.

인권변호사가 되고 싶다는 최초의 뜻을 그대로 갖고 한 해 더 준비합니다. 대학진학과 관계없이 훈희가 조금 더 신앙적으로 성숙해져 가는 것 같아 오히려 그것이 감사합니다.

진희는 책을 많이 읽고 이제 먼저 준비해 본 언니 훈희가 준 자료들을 가지고 SAT를 준비합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큐브를 맞추는 일에 흥미를 느껴 2분 몇십 초 만에 육면을 다 맞출 수 있다고 자랑이 대단합니다. 큐브의 질이 좋지 않다고 좀 더 매끄럽게 움직이는 걸 하나 구해 달랍니다. 그리고 주말 아침마다 받는 테니스 레슨도 지난 2년 동안 꾸준히 받아서 서브만 빼고는 스트록, 발리 등 다른 기술은 제법 제대로 구사합니다.

강희는 한동안 쉬었던 태권도에 다시 관심을 가져 매주 월,,3일씩 아침에 르완다 사범으로부터 열심히 훈련을 받습니다. 태권도와 같이 발차기를 자주하는 것이 몸의 균형을 잡는데 좋은 훈련인데 강희와 같은 아이들에게는 아주 효과가 크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제 사춘기에 들어서 누나들과 자주 다툽니다. 여드름이 나는 만큼 자기 고집도 생기나 봅니다.

이송희 선교사는 함께 일하는 이희주 선교사와 함께 유치원과 새로 세운 초등학교 일로 상당히 바쁩니다. 교단으로부터 유치원 옆의 초등학교로부터 낡은 교사건물 한 동을 받기로 해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받게 되면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해야합니다. 건물을 넘겨받는 일을 교단에서 잘 처리해 주기를 그리고 보수공사가 원활히 진행되어 지금 1학년 학생들이 내년에 차질없이 사용할 수 있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저는 두 달간 부타레에 있는 에큐메니칼 차원의 개신교 연합으로 세운 PIASS (Protestant Institute of Arts and Social Science)에서 강의를 마치고 한숨 돌리고 있습니다. 개발학과의 기초 과목인 국제 관계론과 국제정치경제학 두 과목을 가르쳤습니다. 이제 학교로부터 요청이 있어 빠르면 다음 학기부터는 전임 교수로 일하게 될 것 같습니다. 개발학과에 소속해서 여러 과목을 맡게 되고 또한 같은 분야에 관심이 있는 한국 대학들과의 협력도 맡아서 추진하게 될 것 같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르완다 사역 방향의 큰 변화인 것 같습니다.

지난 3년 동안 저희 가정이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던 한인교회에 마침내 담임목사님이 오시게 되어 저는 8월 중 인수인계가 끝나는 대로 책임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희 집에서 섬기던 르완다 한인교회가 자리를 잡아 옮겨 나가게 됨으로써 시기적절하게 하나님께서 이제 저에게 다른 역할을 원하신다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장거리를 운전하고 다니는 일이 손쉬운 일은 아니지만 르완다 부룬디 콩고 등에서 모인 학생들과 정치와 경제발전 등에 대해 강의하고 함께 토론하는 일이 큰 즐거움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학과장은 일본 선교사로서 Dr. Kazuyuki Sasaki 라고 합니다. 코넬 농대를 나온 분으로 제가 일했던 Food for the Hungry International 이디오피아에서 농업 선교사로 8년간 섬겼습니다. 아프리카의 가난의 원인 중 부족간의 갈등문제가 심각한 것을 깨닫고 영국에서 Peace study로 박사학위를 마치고 르완다로 온 경력을 갖고 있습니다. 지난 2년간 꾸준히 저에게 함께 대학에서 함께 일할 것을 제안해 왔었습니다. 저도 그 일이 부족간의 전쟁으로 찢겨진 이 땅 르완다에 가장 필요한 일이고 하나님이 저도 이 일에 동참하기를 원하신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제가 얼마나 잘 감당할 수 있을 지 망설여지지만 믿음으로 감당해 볼 생각입니다.

학교에서는 장기적으로 제가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것이 필요하므로 이 곳에서 가르치면서 공부를 계속할 수 있는 길을 같이 모색해보자고 합니다. 르완다에서 장래 하나님이 쓰실 일꾼을 키우는 일을 잘 감당할 수 있기 위해 필요하다면 하나님께 좋은 계획이 있으시리라 믿습니다.

일전에 고향 교회인 대봉교회의 박희종 담임 목사님께서 방문하셔서 이곳에 온 교회 후배인 의료선교사 박준범 백지연 선교사네와 함께 저희 가족을 격려해 주고 가셨습니다. 후배 선교사들이 조금씩 현지에 적응을 잘 하고 자녀들도 바뀐 환경에 잘 적응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도 큰 즐거움입니다.

갈수록 한국으로부터 오는 후배 선교사들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저만 그렇게 느꼈는가 했는데 동아프리카 다른 나라들의 선교사님들과 이야기 해 봐도 사정은 비슷하네요. 그래서 저희보다 이후에 나오는 젊은 선교사들이 더욱 귀하게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학교와 선교 센터 건립을 위해 구입한 땅이 아직도 등기가 완료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조금의 진전이 있었다면 지난 주 마침내 등기소 직원이 땅에 직접 와서 돌아보고 확인하고 갔습니다. 등기소에 갖고 있는 기록으로는 땅의 넓이가 저희가 제출한 서류보다 다소 커서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나왔답니다. 공짜로 땅이 더 넓어지나 잠시 우겨볼까 하는 마음이 들기는 했습니다만 최초 신청한 땅이나 신속히 처리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르완다는 이제 토지등기를 전산화하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혼선이 많습니다. 시골로 갈수록 토지를 등록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리고, 아프리카에서 토지는 기본적으로 토지공개념으로 사적소유에 대해 익숙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저희가 구매한 땅도 최장 49년 임대입니다. 물론 임대 기간이 끝나면 재연장을 신청하고 별 문제가 없으면 쉽게 재연장을 허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시골로 가면 등기를 하지 않아도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아무개의 땅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으로 이 쪽 나무에서부터 저 쪽 나무사이로 대대로 옥수수를 기르고 있는 곳이다하는 식으로 땅의 소유권을 확인해 줍니다. 르완다는 현재 이것을 전산화하려고 애쓰는 중이고 아직도 등기가 완료되지 않은 땅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아무튼 이제는 거의 막바지인 것 같은데 무려 7개월을 끌었습니다. 그래도 등기소에서 땅은 확실히 제 소유가 맞으니 울타리를 해도 괜찮겠다고 언질을 주어서 곧 임시 울타리를 설치할 계획입니다. 2.5 헥타르의 평지이고 공항에서 가까운 아주 좋은 위치입니다. 앞으로 이 곳에 선교센터와 유치원 초등학교 고등학교까지 지을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함께 기도해 주십시오.

저는 꾸준히 테니스를 치면서 체중도 적절하게 유지하고 전반적인 건강을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만성적인 허리통증으로 오래 앉아 있는 일은 힘듭니다. 꾸준히 운동하라는 뜻인가 보다 하고 그냥 잊고 지내려고 애씁니다. 그러다보면 괜찮기는 한데 강의 준비하느라 책상 앞에 오래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다시 통증이 도지곤 합니다. 다음 학기까지 쉬면서 가능한 운동을 꾸준히 할 생각입니다.

한인교회와 저희 가정이 분리하면서 저희 가정도 집을 줄여 한 달 천불 이하의 집을 찾고 있습니다. 이 곳 주택 렌트비가 워낙 비싸 선교센터를 지으면 렌트비를 아낄 수 있겠지 하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820일 이전까지는 교회도 저희 가정도 이사를 완료해야 합니다. 이 모든 과정이 순조롭게 이루어지기를 기도해 주십시오.

늘 강건하시고 하나님의 은혜가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2014. 7. 20

르완다에서 이상훈, 이송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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