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서울초등학교 글짓기 1등 수상작으로서 국민일보에 게재된 내용을 줄인 것입니다.
사랑하는 예수님 안녕하세요? 저는 구로동에 사는 용욱이예요. 구로 초등학교 3학년이구요. 우리는 벌집에 살아요. 벌집이 무엇인지 예수님은 잘아시지요? 한 울타리에 55가구가 사는데요. 화장실은 동네 공중변소를 쓰는데, 아침에는 줄을 길게 서서 차례를 기다려야 해요.
우리 방은 할머니 말씀대로 라면박스만해서 4식구가 다같이 잠을 잘 수가 없어요. 그래서 엄마는 구로2동에 있는 술집에서 주무시고 새벽에 오셔요. 할머니는 운이 좋아야 한 달에 두 번 정도 취로사업장에 가서 일을 하시고 있어요. 아빠는 청송교도소에 계시는데 엄마는 우리보고 죽었다고 말해요.
예수님, 우리는 참 가난해요. 그래서 동회에서 구호양식을 주는데도 도시락 못 싸 가는 날이 더 많아요. 지난 4월달 부활절날 제가 엄마 때문에 회개하면서 운 것 예수님은 보셨죠. 그날 교회에서 찐 계란 두 개를 부활절 선물로 주시길래 집에 갖고 와서 할머니와 어머니에게 드리면서 생전 처음으로 전도를 했어요. 예수님을 믿으면 구원을 받는다구요.
몸이 아파서 누워계시던 엄마는 화를 내시면서 "흥, 구원만 받아서 사냐" 하시면서 "집주인이 전세금 50만원에 월세 3만원을 더 올려달라고 하는데, 예수님이 구원만 말고 50만원만 주시면 네가 예수를 믿지 말라고 해도 믿겠다" 하시지 않겠어요. 저는 엄마가 예수님을 믿겠다는 말이 신이 나서 기도한 거 예수님은 아시지요?
어린이날 기념 글짓기 대회가 덕수궁에서 있다면서 우리 담임 선생님께서 저를 뽑아서 보내 주셨어요. 예수님, 그 날 제가 1등 상을타고 얼마나 기뻐했는지 아시지요? 그런데 그 날 저녁에 글짓기의 심사위원장을 맡으신 노 할아버지 동화작가 선생님이 물어 물어 저희 집에 찾아오신 거예요. 그 할아버지는 자신이 지으신 동화책 다섯 권을 놓고 돌아가셨어요. 저는 밤늦게까지 할아버지께서 지으신 동화책을 읽다가 깜짝 놀랐어요.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책갈피에서 흰봉투 하나가 떨어지는 것이 아니겠어요. 펴보니 생전 처음 보는 수표가 아니겠어요.
저는 마음 속으로 '할아버지께서 가져 오셨지만 사실은 예수님께서 주신 거예요'라고 말하는데, 엄마도 그런 내 마음을 아셨는지 "얘 용욱아 예수님이 구원만주신 것이 아니라 50만원도 주셨구나"라고 우시면서 말씀하시는 거예요. 할머니도 우시고 저도 감사의 눈물이 나왔어요. 동생 용숙이도 괜히 따라 울면서 "오빠, 그럼 우리 안 쫓겨나구 여기서 계속 사는거야?" 말했어요. 너무나 신기한 일이 주일날 또 벌어졌어요. 엄마가 주일날 교회에 가겠다고 화장을 엷게 하시고 나선 것이예요. 대예배에 가신 엄마가 얼마나 우셨는지 두 눈이 솔방울만해 가지고 집에 오셨더라구요. 저는 엄마가 저렇게 변하신 것이 참으로 신기하고 감사했어요. '고마우신 예수님! 참 좋으신 예수님 감사합니다. 할아버지께서 사랑으로 주신 수표는 제가 커서 꼭 갚을께요. 예수님! 너무나 좋으신 예수님! 이 세상에서 최고의 예수님을 용욱이가 찬양합니다. 예수님을 사랑합니다.' - 용욱이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