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삼천독에 동참하면서
안수집사 임 치 권
성경 삼천독 1호라는 이유로 몇 차례 원고 부탁을 받고 망설였다. 자칫 나를 나타내고 내 자랑 거리가 될 까 하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젠 성경 읽기에 대봉교회 교인들이 많이 동참하여 상당한 감동과 재미를 더해 가고 있는 것 같아 두서없는 글을 써 본다.
지난 해 시월 마지막 주일에 부족한 사람이 장로로 피택된 후 성경을 완독해야겠다고 마음 먹고 있었던 차에 십일월 초순 담임 목사님이 성경 삼천 독을 발표하셨다. 성경 완독은 몇 차례 해 보았지만 십여 년 전 공무원 사무관 승진시험 준비를 앞두고 세상 공부를 시작하기에 앞서 성경을 완독한 적이 있었다. 아마 이번에도 장로 피택후 임직을 앞두고 한번쯤은 완독을 해야 하나님이 야단 치시지 않을 것 같은 나 자신 스스로의 최면술(?) 인지도 모른다.
먼저 성경 읽기 전에 간단한 계획을 세워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예를 들어 하루에 석장씩 매일 읽는다고 가정하면 신·구약 총 1,189장을 400일, 즉 일 년 넘게 걸린다. 이건 성경 읽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1년 읽고 나면 아무 것도 머리에 남는 것이 없다는 뜻이다. 나는 장(章)이 아닌 면 수로 계획을 세웠다. 신·구약 총 1,754면이다. 한 면을 읽는데 2분이 소요된다고 계산하면 총 3,500분(58시간)이란 시간이 나온다. 이걸 60시간으로 보자. 그런데 계산상으로는 60시간이란 계수가 나오지만 성경을 읽어보면 어데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 않는가. 식사 후 책상에 앉아 보면 꼬박 꼬박 잠은 오지 솔직히 지엽기도 하고 따분할 때도 있다. 그러다 보면 한 면 읽는데 수십 분이란 시간이 흘러갈 때도 있다. 하여튼 계획을 치밀하게 세우고 60시간 1독, 60시간 1독, 60시간 1독이란 목표를 머리 속에 각인시킨다. 그리고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매일 봉독 량을 기록해 보자. 전날과 비교할 수도 있고 다음날 읽을 분량을 계획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계획을 잘 세웠어도 목표 달성이 안될 수 있다. 그렇다고 실망하거나 좌절할 필요는 더더욱 없다. 우리 믿음의 성도에겐 항상 희망찬 내일이 있으니 말이다.
난 큼직한 가방에 방석 한장 접어 넣고 성경 1권만 달랑 넣어 가까운 도서관에 가서 젊은 남·여들이 입사시험 준비로 취업열기가 후끈한 독서실에서 성경만 읽었다. 성경은 활자가 제일 큰 것으로 미리 준비했다. 작년 11월 9일부터 시작하여 첫날엔 64면 밖에 못 읽었다. 물론 구약 창세기 1장부터 시작했다. 11일만에 구약을 다 읽고 다음 날 하루 푹 쉬었다. 잠도 부족했지만 꽤나 피곤했다. 신약은 4일 걸렸다. 읽는데만 15일 걸린 셈이다. 하루 최고 많이 읽을 때는 220면까지 읽은 적도 있었다. 그래도 짧은 기간에 완독했다는데 대하여 뿌듯한 자부심을 느꼈다. 지금은 성경통신대학 공부로 2독에 착수 못했다. 다음 번 엔 더 빠른 속도로 읽혀지지 않나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