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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꾸루? 예사시메차네! (안녕하세요? 예수님을 찬양합니다.)

 

늘 같은 문구 시작하는 것도 식상하고 해서 르완다 어로 인사를 올립니다.

 4 13일 월요일 오늘은 르완다 학살 추모기간의 마지막 날입니다. 르완다는 1994년 학살이 시작되었던 47일을 기점으로 이후 1주일간을 추모기간 정해서 관공서 뿐 아니라 대부분의 상점들도 휴업상태가 됩니다. 그리고 르완다 국민들 대부분은 고향으로 돌아가 각종 추모행사에 참석합니다. 당시 인구 8백만명 정도로 추산되는 나라에 80만명 이상의 희생자가 발생했으니 희생자가 나지 않은 가정이 없었다고 보는 것이 맞겠죠. 공교롭게도 이 시기는 르완다의 우기에 해당해서 매일 굵은 비가 쏟아집니다. 혹시 Sometimes in April 이라는 영화를 구해서 보실 수 있다면 이 곳의 우울한 분위기가 잘 전달될 것 같습니다.

 

올 해 4월 첫 주는 부활절이어서 고난주간 이후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뻐해야 하는데 르완다에서는 바로 이어진 Genocide 추모기간으로 인해 잠시 기뻤다가 바로 죽은 이들을 위한 추모행사로 다시 우울해진 셈입니다. 르완다에 사는 외국인들은 이 기간에 직장도 학교도 쉬기 때문에 외국으로 나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폭탄 테러도 매년 있었는데 다행히 올 해는 한 건의 사고도 없이 조용히 지나갔습니다.

 

부활과 죽음은 우리 믿는 사람들의 생각의 가장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주제이겠죠. 지난 달 저는 운전 중에 생긴 일련의 사고로 인해 살고 죽는 것은 오로지 하나님께 달린 일이라고 다시금 고백합니다. 저도 모르게 머리 속에 되뇌어진 말씀이 다음 말씀입니다.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시지 아니하면 파숫꾼의 경성함이 헛되도다.  

 

부타레에서 학교를 들렀다가 운전해 가던 중에 생긴 일입니다. 저는 큰 도로에서 골목으로 막 좌회전을 하던 참이었습니다. 순간 ~ 하는 날카로운 소리가 들렸고 곧 이어 하고 큰 충돌이 일어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저도 차를 세운 후 나와 보니 길 건너편에 8톤 트럭이 도랑에 처박혀 옆으로 누운 채 바퀴가 헛돌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제 차를 뒤따라 오던 트럭이 내리막길에서 탄력을 줄이지 않고 제 차를 추월하려다가 제가 좌회전하는 것을 보고 급히 다시 오른쪽으로 틀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글은 이렇게 사고가 일어난 순서대로 질서 정연하게 쓸 수 있지만 워낙 순식간에 일어났고 처음 끼익하는 날카로운 소리가 들리는 순간 반사적으로 엑셀레이터를 밟아 급하게 좌회전을 돌아 길에서 빠져나가려 했던 기억만 납니다. 분명히 깜빡이를 켰고 천천히 좌회전을 하고 있었으니 제가 부주의하게 운전한 것은 아니지만 제가 사고를 낸 듯이 한동안 가슴이 벌렁이는 것 같고 진정이 안 되었습니다. 함께 탄 일본인 선교사님 두 분은 뒤에서 큰 물체가 덮치는 것처럼 느꼈고 그대로 사고를 당하는구나 하고 눈을 질끈 감으셨다고 합니다. 다행히 트럭 운전사도 조수도 다친 곳 없이 트럭에서 기어 나왔고 저희도 피해는 없었습니다. 두 차가 얼마나 아슬아슬하게 서로 피해나간 것인지 그냥 아찔했을 뿐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강의를 마치고 차를 몰고 130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키갈리로 내려오는 길에 두 번째 사건이 생겼습니다. 전날의 아슬아슬한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저도 모르게 평소보다도 천천히 운전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키갈리를 40킬로미터 남겨둔 지점에서 좌측 앞바퀴가 통째로 빠져나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영화에 가끔 나오듯 모든 물체가 천천히 움직이는 그런 느낌이었는데 내리막길을 다 내려와 평평한 지점이 시작되는 곳에서 눈에 익은 타이어 하나가 제 눈 앞으로 휙하고 굴러가는 것을 봤습니다. 제 차는 마이너스 휠에 광폭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어서 한 눈에 그 바퀴가 제 차에서 빠진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순간 어떻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차가 그대로 달릴 수 있지? 하는 순간 차체가 왼쪽으로 기울면서 금속 마찰음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꾹 밟아도 브레이크가 듣지 않는 느낌이었구요. 수동기어의 차량이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기어를 쉬프팅하면서 엔진 브레이크로 속도를 줄이고 마침 오른쪽 길가에 보이는 풀밭으로 차를 몰아넣어서 세웠습니다. 차를 세우고 난 후 나와보니 길에는 50미터 이상 아스팔트 위에 휠이 빠진 후 남은 차축이 남긴 줄이 상처처럼 남아 있었습니다. 빠져나간 바퀴는 앞으로 100미터 이상 굴러가서 길 밖에 뉘어져 있었고요. 구경 나온 인근 마을 사람들이 바퀴를 주어다 가져다 주었습니다. 한 번 찾아봐 달라고 하니 빠져나간 휠너트 6개 중에 4개를 또 도로변에서 주워다 가져다 주었습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설명을 할 수는 없지만 이후 정비소에서 건네준 휠볼트를 기념으로 하나 보관하고 있습니다. 사진을 여기에 붙입니다. 사진을 보면 바퀴를 차축에 고정시켜 주는 볼트의 이가 뭉개진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간신히 휠을 다시 주섬주섬 끼워서 스패어 타이어에 있는 너트를 보태서 키갈리까지 운전해 정비소에 바로 넘겨주었습니다. 이전에도 장거리 운전이 많다 보니 각종 크고 작은 사고를 경험해 차량정비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는데도 이런 일을 겪게 되네요. 지금은 단골 정비소에서 특별히 길이가 더 긴 볼트와 너트를 구해서 교체를 했습니다.

인간이 최선을 다해도 결국 마지막 자신이 제어할 수 있는 한계 너머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서는 하나님께 의지하는 수 밖에 없음을 깨닫습니다. 생명을 건졌으니 감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또한 아직은 하나님이 이 땅에 저를 살려두셔야 할 이유와 못다한 사명이 있나 보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 제가 달려가야 할 길이 남아 있다 하시니 주신 생명만큼 값지게 살다 가기로 마음을 한 번 다져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기쁜 소식 하나는 훈희의 대학합격 소식입니다. 작년 말부터 기도부탁을 드리던 일이기도 한데요. 큰 딸 훈희에게 합격을 통보한 학교가 나왔습니다. 싱가폴에 위치한 Yale NUS 라는 대학입니다. 미국의 Yale 대학이 싱가폴 국립대학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과 함께 공동으로 설립한 학교로서 올 해가 세번째 입학생을 모집했다고 합니다. 전체 지원자의 3%만 합격했다고 하니 입학경쟁도 치열하고 더욱이 저희 가정의 형편을 고려해서 전면장학금을 주기로 결정했다는 소식도 지난 주 추가로 받았습니다. 합격을 하고서도 얼마나 부담을 해야 하나 계산기만 눌러보고 또 눌러보고 있는 상황에서 장학금을 주겠다는 통보를 받으니 뭐라 주체할 수 없는 기쁨이 밀려옵니다. 기숙사비와 용돈이 필요하지만 일년에 5,500불 정도라고 하니 저희 생활비를 잘 계획해서 쓴다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작년 말 한참 여러 대학에 지원서를 시기에 훈희가 지나가는 말처럼 묻더라고요.

아빠, 장학금 신청한다고 해야 돼?

부연 설명하자면, 장학금을 신청하지 않으면 합격할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아무래도 장학금 수혜를 받는 학생의 숫자는 제한되어 있고 외국학생인 경우에는 그 중에도 소수에 해당하게 됩니다. 학교에서 학생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배려를 하지 않고서는 합격이 힘들겠죠. 그래서 저도 알고 본인도 아는 답을 애써 담담하게 대답했습니다.

 

설령 장학금을 신청하지 않아서 합격한다고 해도 우리 형편상 네가 계속 학교를 다닐 수가 없다. 아니면 아닌 것이다. 하나님이 널 위해서 계획해 놓으신 것이 이미 있을 건대 대학을 가든 못 가든 그 뜻대로 살면 그걸로 충분한거다.

 

그래도 작년 한 해 혼자 재수를 하면서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생겨서 그 말을 듣고도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 끄덕하는 모습을 보니, 제가 말은 그렇게 하고도 속에서는 눈물이 찔끔 나는 것 같았습니다. 예전에도 애들 대학진학을 앞두고 생긴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지면 관계상 생략하고 그 때 제가 홧김에 쏟아놓은 말을 옮겨봅니다.

 

애들 학교를 걱정하고 싶었다면 그 걱정은 우리가 아프리카로 오기로 결정했던 20년 전에 했었어야 하는 거다. 그걸 이제 와서 걱정하면 지금까지 걸어온 인생도 남은 인생도 무의미해진다.

 

제가 한 말이지만 이치로서는 백번 맞는 말입니다. 그래도 애가 학비를 대어줄 수 있냐고 물어보는데 해줄 수 있는 말이 그게 다였다 생각하니 저도 모르게 속이 시꺼멓게 타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하나님께서 훈희의 인생에 자기가 원하는 좋은 학교를 허락하시는 걸 보니 제 자신의 흔들리는 믿음이 부끄럽기도 하고 또 이런 일로 우리 가족뿐 아니라 다른 많은 분들에게도 격려와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가감 없이 나누어 봅니다. 이송희 선교사는 소식 듣고 너무 기뻐서 한참 울었다고 하더군요. EQ가 낮은 저로서는 그냥 한 마디 했습니다.

다 하나님의 은혜다.

사실 그것 외에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 훈희는 케냐에서 태어나서 5개의 나라를 전전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냥 하나님의 말씀이 좋고 옳습니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이는 다 이방인이 구하는 것이라. 너희 천부께서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줄을 아시느니라. 우리는 성경을 읽으면서 종종 방점을 엉뚱한 곳에 찍습니다. 이방인이 구하는 것을 먼저 구합니다.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먼저 구하라는 것을 뒤로 돌리고 우리가 구하고 싶은 것을 먼저 구해놓고 기다립니다. 하나님의 나라와 의와 상관없이 내가 구한 그것들이 먼저 주어지지 않으면 응답이 없다고 불평합니다.

하나님이 먹이고 입히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으니 모든 염려는 주께 아뢰기만 하고 먼저 하나님이 살아 계심을 증거하고 그의 나라가 이 땅 위에 이루어지기를 더욱 힘써 기도하고 이 믿음대로 살아보자 다짐하는 아침입니다.

 

기도를 부탁 드리고 싶은 것들이 많은데 편지가 너무 길어져서 다음에 전하겠습니다.

 

저희 가정을 기억하고 기도해 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다시 이 기회를 빌어 깊이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누리시는 삶이 늘 하나님과 동행하시기를 기도합니다.

 

2015. 4. 13.

르완다에서   이상훈 드림

 

추신: 하나님이 늘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첫번째 증거는 위에 사진이고요 그리고 두번째는 아래에 붙이는 훈희 앞으로 온 장학금 통지서입니다.

7 April 2015

Ms. Hoon Hee Lee

KG 418 Street, Kibagabaga, Kimironko Kigali

P.O.BOX 3970 Rwanda

 

Dear Hoon Hee,

 

YALE-NUS COLLEGE FINANCIAL AID AWARD(S)

The Admissions & Financial Aid Selection Committee is pleased to inform you that you have been selected to be a recipient of the following award(s):

 

Yale-NUS Study Award

You have been awarded a Yale-NUS Study Award of S$35,790 for the Academic Year 2015-2016. The Yale-NUS Study Award is given out based on financial need, and since financial situations may change, it will be necessary for you to re-apply for this award.

 

Book Allowance

You have been awarded a book allowance of S$600 for the Academic Year 2015-2016.

The terms and conditions governing the Scholarship and Study Awards are enclosed. Please read through these carefully and inform us of your decision to accept the awards and their terms and conditions via the enclosed acceptance forms. The acceptance forms are to be emailed to financialaid@yale-nus.edu.sg by 1 May 2015.

 

If you need further clarifications, please contact Financial Aid at financialaid@yale-nus.edu.sg. We look forward to welcoming you to Yale-NUS.

 

Best Regards,

Kristin Greene

Dean of Admissions & Financial Aid, Yale-NUS Colle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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