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적 토대 튼튼한 기독인되기 위한 필독서… ‘김동건의 신학이야기’
지난해 국민일보는 창간 25주년 기획으로 매주 금요일 ‘평신도를 위한 알기 쉬운 신학강좌’를 연재했다. 원고는 영남신학대 김동건 교수가 맡았다. 당시 신학강좌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김용옥 교수의 ‘도마복음’(71쪽)을 정면으로 논박했을 때는 속이 다 후련하다는 격려 전화가 있었고, 지방의 한 교회에선 신학강좌로 전 교인이 공부한다고 했다. 이단들에 성도를 잃은 목회자들은 평신도 신학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들은 끊임없이 책 출간을 문의했다.
이 책은 그런 독자들의 염원을 담은 것이다. 연재됐던 내용을 다듬고 보완해 매주 한 주제씩 1년 동안 읽고 토론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저자는 책 서문에서 부제를 ‘모든 사람에게’로 정한 이유에 대해 “목회자와 평신도 모두를 염두에 두고 집필했다. 모든 기독교인들이 신학에 대한 토대를 갖추기 바라는 마음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니까 이 책은 저자가 해석한 신학의 주제들을 우리 시대의 모든 사람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인 것이다.
한국교회는 신앙적 열정은 있으나 신학적 토대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학’은 목회자나 전공자들에게 속한 것이지, 평신도와는 상관없는 영역쯤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즉 신앙생활에 ‘신학’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은 거의 하지 않는다. 그런데 문제는 신학적 토대가 없을 경우 분위기로 믿는 신앙, 내용 없는 신앙으로 기울기 쉬우며 신앙의 방향성을 상실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한국교회 안에는 방향성을 상실한 채 습관적으로 신앙생활을 하는 그리스도인들이 참 많다.
“기독교의 역사를 볼 때, 어느 시대이건 평신도가 신학적으로 탄탄할 때 교회가 건강하였다. 평신도가 신학적 토대가 없으면 신앙과 삶이 분리되고, 교회의 사회적 역할을 상실하게 된다. 또 신학이 약하면 이단에 쉽게 휩쓸리면서 교회가 약해진다.”(35쪽)
‘세례를 받은 후 죄를 지으면 용서를 받을 수 있는가?’ ‘이혼은 어떤 경우에 허용되는가?’ ‘죽은 후에 먼저 세상을 떠난 부모님을 만날 수 있을까?’ ‘낙태를 해도 되는가?’ ‘안락사는 어떤 경우에 허용할 수 있는가?’…. 많은 성도들은 이런 질문들에 답을 얻지 못하고 답답해하며 교회를 등진다. 그러나 쉽게 신앙을 포기해선 안 된다. 성도들이 고민하는 대부분의 질문은 이미 신학 속에 들어 있다.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신앙생활을 하면서 답답했던 고민들에 대해 답을 얻을 수 있다.
먼저 책에는 성경론, 신론, 그리스도론, 성령론, 구원론, 교회론, 종말론 등 11개에 이르는 신학의 중심 주제가 다 들어 있다. 11개의 대주제 아래에 4∼5개의 소주제로 나뉘어, 책은 모두 52개의 주제로 구성됐다. 전문 용어를 피하고 쉽고 간결하게 신학 이야기를 썼다는 게 특징이다. 또 성경과 시대와의 대화성을 바탕으로 신학을 해석했다는 점도 돋보인다.
예를 들어 종말의 관계와 성격, 죽음, 부활, 하나님의 나라 등 종말론적 주제를 다룰 땐 더욱 철저하게 성경을 가장 중심에 두고 해석했다. “예수님이 부활에 대해 말씀하실 때 아브라함, 이삭, 야곱에 대한 묘사에서 동사는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형을 쓰고 있다(마 22:32). 이는 아브라함, 이삭, 야곱은 죽었으나 그들의 동질성을 나타내는 ‘인격성’은 살아서 하나님과 ‘함께’ 있다는 뜻이다. 이 점에서 살았을 때의 ‘그 사람’과 죽음 이후의 ‘존재’가 연속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죽음 이후의 세계는 여전히 하나님이 통치한다. 그러니 두려워 마라. 먼저 떠난 가족에 대해서도 염려하지 마라. 그들은 그리스도 안에 있다. 이제 죽은 자는 그리스도에게 맡기자. 우리는 오늘을 산다. 현재에 충실하라. 이것이 주님의 뜻이다(마 8:22).”(331쪽)
평신도와 신학운동을 늘 강조해온 저자는 앞서 ‘현대인을 위한 신학강의’ ‘신학이 있는 묵상’ 시리즈도 출간했다. 같이 읽으면 신학의 뼈대를 세울 수 있을 것으로 추천한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