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현지인 교회가 대부분 다 그렇지만 저희교회도 봉사자들의 대부분이 젊은 청년들입니다. 청년들이 봉사하면 장점과 단점이 있는데, 장점은 젊은이들이 봉사하기 때문에 자원활용이 용이하다는 점과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단점은 페이스가 일정하지 못하고 들쑥날쑥한다는 점과 신앙적인 경륜이 약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발생하면 신중한 대처를 못한다는 점입니다.
이번 한주간은 단점을 여실히 경험한 한 주간이었습니다. 저희 교회에는 신학생 전도사가 2명 있습니다. 한사람은 2학년이고 한사람은 1학년입니다. 오늘은 2 사람 흉(?)을 좀 해 보려고 합니다. 한사람은 중등부 전도사와 찬양단을 책임지고 있고, 한사람은 아동부와 예배인도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지난 2주간은 신학교 (부활절)봄방학 기간이었습니다. 한 사람은 2주간동안 신학교 수업의 연장으로 지방 전도 여행을 다녀왔고(학점으로 인정하여 점수를 줌), 한 사람은 결혼을 앞두고 결혼비용을 마련하느라고 분주히 아르바이트를 다녔습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주일예배때 나타났습니다. 준비가 거의 되지 않은 상태로 주일 예배를 드렸습니다.
찬양을 맡은 사람은 찬양목록과 OHP 필름으로 미리 준비하지도 않은채(지금까지는 찬양목록을 먼저 컴퓨퍼로 작성하여 한사람씩 나누어 주고 찬양프리젠테이션도 미리 준비를 하여 진행하였음), 의복도 막노동하다가 온 사람처럼 지저분한 상태에서 찬양을 인도하였습니다. 또 한사람은 이번주간에 설교를 하게 되었는데, 미리 본문과 설교 제목을 주어서 기도제목들을 정하고(설교의 내용에 따라서 매주 설교를 모두가 통성기도를 함) 해야 하는데 설교하기 직전까지도 말하지 않고 혼자 간직하고 있다가 예배시작 3분전에 급하게 자기 혼자 정리를 하고 설교단에 서는 모습이었습니다.
찬양을 인도하는 사람은 2주간 전도 여행을 다녀와서 보고서 준비하느라고 찬양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것 같고, 설교를 하는 사람은 결혼을 앞두고 매일 밤늦게까지 아르바이트하느라고 설교에 대한 부분을 미리 준비하지 못한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 앞에서의 게으름”을 생각했습니다. OHP로 찬양을 비추어 주지 않는다고 해서 찬양이 안되는 것은 아닙니다. 설교전에 미리 자료를 주어 여러 가지 자료를 준비하게 하지 않고 한다고 해서 설교의 능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기계를 통해서 하는 것이야 없어도 되지요. 그러나 문제는 게으름이었습니다. 찬양이나 예배를 준비하는 자가 성실하게 준비하지 못한다면 보다 풍성한 예배를 드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게으름으로 풍성한 예배를 스스로 막는다는 것입니다. 조금 더 부지런히 수족을 움직인다면 훨씬 풍성한 예배를 드릴 수 있는데 그것을 본인의 게으름으로 인해 풍성한 은혜를 차단한다면 그것은 하나님 앞에서 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두 사람의 신학생 전도사를 비난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두 사람을 통해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어떤 자세와 마음으로 예배를 준비해야 하는지를 보여 주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일로 바빠서 예배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앞에서 죄입니다.
그래서 예배를 다 마치고 두 사람을 조용히 불러서 조용히 권면했습니다.
“이런 모습은 하나님 앞에서 죄입니다. 좀더 부지런해집시다.” 두 사람도 충분히 공감을 했습니다.
어떤 잘못된 부분을 보았을 때 지도자가 여러사람 앞에서 그 사람들을 공개적으로 야단치는 것이 아니라(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조용히 불러서 알아듣도록 권면하는 것이 옳은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저도 또한 예배를 인도하는 자로서 하나님 앞에서 혹시 게을렀던 부분이 없었는가를 점검해 보았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요식적인 행위(늘 습관적으로 드리는 예배이므로 긴장감이 떨어지는 상태속에서 준비하는 모습)를 받으시지 않습니다. 한 주간동안 예배를 준비하는 그 모습을 받으시는 것입니다.
저와 저희 교회 지도자들이 한 주간동안 하나님을 기억하며 성실히 예배를 준비하는 자로 서도록 기도해 주십시요.
2005. 04. 14
울란바타르에서 박인욱 선교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