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에 온지 5년 2개월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교회를 개척, 시작한지 3년 2개월이 되었습니다. 설교나 성경공부를 인도할 때 늘 몽골어로 하는데, 요즈음 몽골어에 대한 갈등을 느낍니다. 비교적 빠른 시간에 몽골어를 익히고, 설교를 몽골어로 제법 잘 한다는 소리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요즈음 교회 지도자들중에 몇몇이 저에게 가끔 말합니다. ‘선생님, 통역을 쓰시지요. 우리는 괜찮은데 교회에 처음 나온 분이나 얼마 안 된 분들은 선생님 몽골어를 잘 못 알아듣는 것 같습니다’
저는 외국인이고(몽골사람들이 볼 때) 나이가 들어서 와서(어린 시절에 온 것이 아니라) 아무리 몽골어를 잘 해도 발음상에 문제가 있고, 아주 가끔씩 문법에 맞지 않거나 잘 사용하지 않는 표현들을 사용하기 때문에 연세 드신 분이나, 어린아이들에게는 어색하게 들릴 것입니다.
통역을 통해 설교나 성경공부를 인도하면 저도 편하지요. 모국어로 자유롭게 말하고 그것을 통역자가 역시 모국어로 현지인들에게 전달하면 되니까요. 그러나 중요한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통역을 아무리 잘해도 설교나 성경공부 내용의 80% 이상 전달할 수 없습니다. 보통은 60-70%를 전달한다고 합니다. 설교나 성경공부는 영적인 활동입니다. 단순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하기에 절대적으로 성령을 의지하는 작업이 필요하고, 영적인 느낌(영적인 감동)을 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통역을 통해 이것을 전달하면 듣는 사람이 편한 것은 있지만, 영적인 느낌이 떨어집니다. 중간에 전달자가 있기에 제가 가지고 있는 영적인 느낌과 열정이 전달자를 거쳐 가면서 줄어듭니다.
그래서 저는 할 수 있으면, 제가 직접 몽골어로 설교하려고 합니다. 바로 영적인 감동을 전달(제가 받은 그대로)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설교는 하나님의 말씀이므로 생명의 말씀으로 영적인 감동을 가지고 성도들에게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통역자를 통해 70%를 전달할 때 제가 어눌한 발음으로 해도 그 정도는 전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몇몇 지도자들이 통역을 쓰라는 것입니다. 그들의 눈에는 제 몽골어 발음이 성도들에게 온전히 전달되지 않는다(외국인이고 어른이 되어서 배운 발음과 표현법이기에 한계를 지니고 있습니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몽골어로 계속 해야 하나 아니면 정말 몇몇 지도자들의 충고를 받아들여 통역자를 세울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할 수 있으면 저희 교회 지도자(신학생 지도자 2명)에게 더 많이 설교를 맡길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제 발음과 표현법보다는, 외국인이 말하는 것보다 현지인이 현지인에게 말하는 것이 더 어필이 잘 됩니다.
현지 언어는 아마 그 현장을 벗어나는 그 날까지 우리를 괴롭히는(때로는 엄청난 도전을 주는) 것일 겁니다. 현지 언어로 인해 스트레스 받는 것이 상당합니다. 우리가 아무리 잘해도 몽골인만큼 할 수 도 없고, 아무리 잘해도 몽골인처럼 표현해 내기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제가 몽골에 30년을 살아도 몽골사람처럼 표현해 낼 수 있을까요? 근접할 수는 있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어는 필수불가결한 것이고, 평생 배워나가는 것이지요.
언어에 대한 도전을 받을 때 발전의 기회로 삼는 것이 지혜로운 자이겠지요?
2005. 3. 10
울란바타르에서 박인욱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