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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이(우림)가 한동국제학교에 중등 과정에 입학하고, 엘림이(MK 학교 6학년)는 저희와 함께 몽골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4명이서 북적거리면서 생활하다가 하나가 빠지니 상당히 조용합니다. 숫자로는 하나의 차인데 분위기로는 엄청난 차이입니다. 집안이 너무 조용 합니다. 형과 함께 살때는, 큰아이 작은 아이가 날마다 투닥거리고 논쟁하고, 함께 놀면서 집안을 정리하고 청소하는 일이 많았었는데, 이제는 반이상 줄어든 것 같은 느낌입니다. 엘림이도 말이 적어졌습니다. 누구와 말을 나누지 못하는 것입니다. 형이 있을 때는 싸우든지 돕든지 그래도 함께 이야기하고 떠들 대상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 대상이 없어진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말도 줄어들었습니다. MK 학교 친구들도 있지만, 그들과 마음을 완전히 내놓고 이야기 하는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요즈음 많이 심심해합니다. 외로와 보이기도 하구요. 엘림이를 보고 있으면서 미안한 생각을 합니다. 엄마나 아빠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주고 함께 놀아주고 고민을 해도 역시 자기 또래에 대한 갈망, 또는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대상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요즈음 개를 한 마리 사 달라고 조릅니다. 예전부터 개를 집에서 기르고 싶어 했는데, 아파트라(몽골에는 러시아 지배 당시 러시아가 지어놓은 5층 아파트가 상당히 많습니다. 이 아파트들은 지어진지 보통 30년이 넘어서 복도와 전체 모양은 허름합니다) 마땅치 않고, 집사람이 털 달린 동물을 집에서 기르면 여러 가지로 불편한 부분이 많아 허락하지 않았는데, 요즈음 작은 아이의 심리적인 상태를 보면서 개를 사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털이 별로 없고, 조그마한 개로 사 달라고 조르고 있습니다. 개를 사면 혼자 기르는 것이 아니고 온 가족이 길러야 하고, 작은 아이가 학교에 가고 엄마나 아빠가 나가있는 시간이 길 때는 관리가 힘들다는 이유로 처음에는 작은 아이를 설득하여 사지 않도록 하려고 했는데 작은 아이가 마음을 둘 곳이 필요한 모양입니다. 엘림이의 꿈은 아빠의 뒤를 이어서 목사 선교사가 되는 것입니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요... 아직은 자신할 수 없지만, 자식 농사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외로움과의 싸움은 본인이 아니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지요. 엘림이가 겨우 1년을 같이 있게 될지, 아니면 계속 우리와 같이 지내게 될지는 아직 모릅니다. 큰 아이처럼 중학교를 진학하면서 몽골에 남아서 계속 공부할지 아니면 형처럼 다른 나라로 가서 공부할지 아직 모릅니다. 엄마는 같이 있고 싶어하는 눈치입니다. 아이를 타국에 홀로 보내는 것이 엄마의 마음에는 안쓰럽겠지요. 엘림이가 외로움과의 싸움에서 잘 극복하도록,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를 만나 즐겁게 지내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2005. 3. 4 울란바타르에서 박인욱 선교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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