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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교
2004.05.13 08:08

이불을 덮어주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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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웅 목사 (Spiritual Director, 뉴욕: 아가페 크리스찬 치유 센터 대표) 뉴욕 한국일보 기고문 매일 새벽 5:30에 집을 출발하여 교회로 가서 새벽기도를 드리고 7시에 집으로 돌아옴으로 나의 하루는 시작된다. 새벽에 일어나면 교회로 떠나기전 습관적으로 아이들의 방에 들러본다. 거의 어김없이 두 아이가 다 이불을 걷어차고는 추위에 몸을 웅크리고 자는 모습을 보게된다. 그 때마다 말없이 이불을 당겨서 살며시 덮어주면 그 즉시 쪼그리고 자던 몸을 스르르 펴서 편안한 자세로 잠을 자는 모습을 보는 즐거움이 사뭇 크다. 때로는 아이들이 이불을 걷어차고 자다 감기에 걸리기도 한다. 이불을 꼭 덮고 자면 아무 일도 없을텐데 왜 이불을 그렇게 차고 자는지.....그러나 이런 아빠의 바램도 아랑곳 하지 않고 오늘도 여전히 아이들은 이불을 차고 찬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아이들이 원망스럽지가 않다. 이불을 덮지 않고 자서 감기에 걸리는 것은 분명히 자신들의 잘못이지만 그 잘못을 탓하고 싶지 않는 내 자신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저 아빠의 심정은 아이들을 책망하고 탓하기 보다 새벽에 살펴보고 이불이 떨어져 있으면 당겨서 다시 덮어주고 그래서 아이들이 편안히 잠을 자는 그 모습을 보는 자체로 족한 것이다. 교회로 차를 몰면서 이런 생각을 해 보았다. 아이들의 차낸 이불을 덮어주는 그 마음이면 이 세상에서 무엇이 문제될 것이 있을까? 오늘 우리의 가정과 교회와 사회에 꼭 필요한 마음의 자세는 바로 이렇게 사랑하는 마음이 아니겠는가? 흔히 부부 사이에도 서로의 잘못을 탓하고 원망하기 보다 상대방이 실수할 때 차낸 이물을 덮어주는 심정으로 대하면 무엇이 문제될게 있을까? 이런 심정이면 교회 안에서도 서로 허물을 덮어주고 용서해 주고 사랑해준다면 왜 다툼이 일어나겠는가? 따지고 보면 인간관계의 여러 갈등들은 결국 사랑의 결핍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심지어는 우리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도 누가 자신을 가장 사랑하는 지를 정확히 알고 우리 4식구 가운데 자기를 사랑해 주는 순서대로 따른다. (딸, 아들, 엄마, 아빠) 목회도 이런 자세라면 무엇이 문제가 되겠는가? 지나간 나의 목회에도 혹시 사랑이 부족하지 않았을까? 이제부터는 더욱 열심히 교우들과 만나는 사람들을 사랑하며 허물을 덮어주며 용서해주며 그저 이불을 차내면 끌어당겨 덮어주고 또 차내면 또 덮어주리라 다짐해 본다. 그런데 문제는 아무리 사랑을 풍성히 주고 받아야 겠다고 다짐해도 사랑은 저절로 표현되지 않는다는데 있다. 마음에는 굴뚝같이 사랑하고 싶어도 사랑이 자연스럽게 표현되지 않는 것이 문제이다. 성숙한 사랑을 나누기 위해서는 열심히 사랑을 주고 받기를 연습하고 훈련해야 한다. 유명한 사회심리학자인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은 그의 명저 “사랑의 기술(The Art of Loving)이라는 책에서 무엇보다 사랑하기 위해서는 피나는 연습과 훈련이 필요함을 주장하였다. 음악가가 피아노나 악기를 잘 연주하려면 얼마나 오랜 세월을 연습해야 하는가? 화가가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얼마나 열심히 습작을 해야하는가? 이와 마찬가지로 성숙한 사랑을 주고 받기 위해서는 큰 관심과 연습이 필요한 것이다. 음악과 미술이 예술인 것과 같이 사랑도 훈련을 통해 습득해야 하는 기술이요 예술인 것이다. 흔히들 사랑을 원하지만 진정한 사랑을 주고 받을 수 없는 것은 사랑을 위해 연습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큰 오류는 사랑은 마음만 먹으면 저절로 이루어 지는 것으로 오해하기 때문이라고 에리히 프롬은 주장하였다. 그러므로 성숙한 사랑을 주고 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열심히 사랑을 주고 받기를 연습해야 한다. 가만히 있어도 저절로 이루어진다는 착각과 오해 때문에 그처럼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갈망하고 그 사랑 때문에 아픔을 겪으면서도 정작 사랑을 바르게 주고 받기에 실패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부터는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바로 그 사랑을 무엇보다 열심히 실천하기를 연습해 보자. 부부간에, 부모와 자녀간에, 교회에서 교우들 사이에, 더 나아가 직장에서 동료들과 상사에게도, 심지어는 피부나 말이 다른 다른 민족에게까지도 사랑을 깊고 넓고 풍성하게 주고 받는 예술을 갈고 닦아보자. 그래서 다른 면에서는 몰라도 적어도 사랑함에 있어서는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달인이 되어보자. 훈련으로 되어지는 사랑이라면 나에게도 가능성이 있지 않은가? 더 나아가 에리히 프롬은 사랑한다고 말할 때 몇가지 특징이 있음을 설명하였다. 내가 상대방을 사랑하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는 증거가 무엇일까? 프롬의 설명에 의하면 1) 관심을 보인다. 난초를 사랑하는 사람은 난초에 깊은 관심을 보인다. 관심은 사랑의 표현이요 무관심은 사랑 부재의 피할 수 없는 증거이다. 2) 배려이다. 사랑하는 대상에게 자상한 배려를 한다. 상대방이 어떤 감정, 어떤 바램, 어떤 욕구가 있는지를 전혀 알지 못하는 것은 상대방을 배려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기 생각과 자기 주장만을 강요하면서 상대방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은 자기기만에 불과하다. 참된 배려는 상대방이 말할 때 주의 깊게 들어줌으로 일어난다. 귀 기울여 들으면 진정 상대방이 무얼 원하는가를 알 수 있게 된다. 이 때 비로서 참된 배려가 가능할 수 있게 된다. 3) 나눔이다. 내가 가진 것을 사랑하는 대상에게 아낌없이 나누어 준다. 받기만 원하고 나의 것을 나눌 때 아까운 대상은 아직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없다. 사랑의 척도는 내가 사랑하고 아끼는 것을 얼마나 상대방과 나눌 수 있느냐로 측정된다. 하나님은 그 독생자까지 우리를 위해 성큼 내어주시지 않았는가? 무엇보다 가장 큰 사랑의 훈련은 하나님의 사랑을 음미하고 느끼는 훈련이다. 하나님은 사랑이시요 (요한일서 4:8) 이 세상 모든 사랑의 원천이시다. 사랑의 하나님께서 먼저 우리에게 조건 없이 사랑을 베풀어 주심으로 (first love) 우리도 그 사랑을 힘입어 사랑할 수 있게 된다. (요한일서 4:19) 하나님의 사랑은 자신의 아들을 십자가에 못 박아 희생시키면서까지 죄인된 우리를 살리시고 구원하시려는 아가페 사랑이다. 이 사랑을 받아들이고 느끼고 감사하는 사람은 자신도 사랑의 실천자가 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사랑의 빚을 졌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랑의 실천의 갈림길은 우리의 노력 보다 먼저 하나님의 사랑을 얼마나 깨닫고 받아들이느냐에 달려있다. 그러므로 아무리 바빠도 시간을 내어 하나님께서 내게 어떤 사랑을 베풀어 주셔서 지금 여기까지 이르게 되었는지를 묵상하고 음미해 보자. 달은 태양 빛을 받아들인 만큼 우리 눈에 반사된다. “무엇보다도 열심으로 서로 사랑할지니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느니라”(베드로전서 4장 8절) http://www.agapechc.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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