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낮해밤달 글방 가족 그린차일드님의 글입니다. 주일 학교 선생님이면 종종 겪게 되는 감동이지요?
-- 길헌이는 우리교회 주일학교 아이로서 올해 5학년이다. 이 아이는 다른 교회를 다니다 방학하다가 개학하다가(?)를 거듭하다가 우리 교회로 오게 된 아이였다.
길헌이는 첫 예배를 드리러 온 그 날은 약간은 절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그 다음 주부터는 천방지축으로 예배시간에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게다가 이 장난이라는 것이 혼자만 하면 재미가 없으므로, 옆에 있는 아이들까지 동원을 하여 떠들었다. 좋은 것보다는 좋지 못한 것의 전파력이 역시 강하다는 것을 길헌이는 또한 온몸으로 증명을 해보였다.
예배시간에는 엄숙히 예배를 잘 드리던 다른 아이들도 점차로, 예배시간에 찬양과 말씀에 집중하기보다는 자신들의 대화(?)에 집중하게 되어버렸다.
그리하여 나는 머리를 싸매고 고민과 기도를 하게되었다. 아무리 10년을 넘게 주일학교를 섬겼다고해도, 길헌이와 같은 장난꾸러기들은 각자에게 맞는 방법으로 인도를 해야하기에 먼저 주님께 기도로 나아갔다.
"주님, 예배시간에 아이들이 다시 예배에 집중하도록 인도하여주세요."
그렇게 집중적으로 1주일을 기도를 하였다.
그리고...바로 그 다음 주에 기도응답이 있었다.
아이들이 정말 이전과 같이 예배에 집중하여 얌전히 예배를 드렸던 것이다!
단. 한 아이가 안왔다는 것만 빼면 정말 훌룡한 예배였다. 물론 그 아이는 길헌이었다.ㅠ.ㅠ
그래서, 나는 다시 수정하여 기도를 드렸다.
"오! 주님~ 그렇다고 길헌이가 안 오게 해달라는 것은 아니었습니다.ㅠ.ㅠ"
그렇게 또 일주일이 가고 주일이 되었다. 나는 과연 길헌이가 올 것인가가 제일 마음에 걸렸다. 왜냐하면, 그때 길헌이가 교회에 온 지가 아직 정착하기에는 부족한 기간이었다. 또 내게 연락처를 주지 않아서 연락조차 할 수 없었다. 게다가 장난을 하도 많이쳐서 내게 여러번 주의를 받은데다가-하지만 이 녀석은 주의를 받아도 끄떡하지 않고 3초도 안되서 웃
는 강적(?)이었다. ㅠ.ㅠ- 특히, 결석하기 전 주에는 특별히 내게 많은 주의를 받은 터였다.
아직 아무도 오지 않은 주일 아침...나는 교회에서 이제 올 아이들을 생각하며 성경책과 찬송가를 자리에 놓았다. 그리고, 이제 30분 후면 사랑스런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릴 것을 상상하며 자리에 앉아 말씀을 묵상하였다. 그때 어디선가 헐레벌떡 뛰어오는 아이의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누굴까? 이렇게 빨리 오는 아이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예배시간에 딱 맞춰 오는 것을 생각할 때, 누구일까 많이 궁금하였다. 그래서 얼굴을 들어 문을 보는 순간, "어머나~ 너~"
"안녕하세요."하면서 갑자기 수줍게 인사를 하는 아이는 다름 아닌 길헌이었다!-장난꾸러기 아이일수록 1:1로 만나면 수줍은 아이가 되는 경우가 많다.
나는 너무나 반가운 마음에 길헌이를 꼭 안아주었다.
예배가 시작되려면 아직 30분이나 남은 시간에 그것도, 서둘러 뛰어와준 길헌이의 발걸음은 주님이 인도하심이 틀림없었음을 생각하며 나는 너무나 즐거워졌다.
개구진 길헌이가 왔으니 예배는 어찌되었겠는가? 다시 어수선해졌겠는가?
아니다. 그날, 길헌이는 내게 한 번도 주의를 받지 않았다. 그것은 내가 길헌이의 장난을 묵과했기 때문은 아니었다. 오히려 길헌이가 예배시간에 얌전히 잘 드렸기 때문이었다.
물론 비법이 한 가지 있긴했다.
그날 나는 길헌이를 될 수있는대로 많이 칭찬을 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 주에도 길헌이는 예배를 잘 드렸다. 물론 장난끼가 남아있었지만, 최대한 예배에 집중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지난 주일, 버스에서 내려 교회로 걸어가는데, 어떤 아이가 먼저 휭하니 내 앞서 걸어가는 것이 보였다.
그 아이는....길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