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동안 연락을 드리지 못하다가 급하게 귀국하게 되어서야 부랴부랴 글을 올립니다.
저는 내일 24일 한국 귀국행 비행기에 오르게 됩니다. 2주전 동생으로부터 아버님이 폐암 말기 확진이 되어 석 달 정도의 시간이 남았다는 말을 전해 듣게 되었습니다. 저희 집안의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암으로 돌아가셨을 정도로 가족력이 확실히 있는 것 같습니다.
아버님은 그동안 많이 보셨고 특히 자식도 폐암으로 먼저 보내셨던지라 이미 84의 나이에 항암치료를 받고 싶지 않고 지금처럼 평안하게 지내고 싶다고 결정하셔서 현재 양평 시골의 집에 돌아와 계십니다. 다행인 것은 통증도 없고 숨이 조금 가쁜데 심장혈관에 스텐트를 몇 개 하셔서 그걸로 인해 드시는 약들이 있어 큰 지장은 없으시다고 하십니다. 그저께도 가까운 산에 올라갔다 오셨다고 하네요.
아무튼 제가 장남이라고는 하지만 서울로 대학을 진학한 후 아프리카로 떠난 지금까지 부모님과 함께 지낸 시간이 워낙 없었던지라 지금부터라도 함께 시간을 갖고 싶습니다. 이미 제 처는 졸업해서 한국에 돌아온 큰 딸 훈희와 여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귀국해 있는 막내 강희와 함께 일산 근교의 작은 집을 얻어 귀국해 있었고 둘째 진희는 이번 학기 수업을 마치고 바로 몇 일전 한국에 도착 자가격리 중입니다.
르완다에서 전체 총괄은 병원의 박준범 백지연 의료선교사에게 여러가지 인수인계를 마쳤고 센터의 관리는 작년부터 함께 사역해 온 최황덕 김남숙 선교사에게 맡기게 되었습니다. 2&5 유치원 초등학교는 여러가지 사정으로 앞으로 르완다 현지 교단에서 맡아서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학교를 위해 헌신적으로 일해 온 이희주 선교사도 지난 8년간 쉴틈없이 달려와서 많이 지쳐 있어서 안식년을 갖기로 결정하고 다음주 귀국하게 됩니다.
그동안에 또 여러 가지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지금은 이 정도로 경황 중에 근황을 전하고요 한국에 도착한 후 틈 나는대로 연락 드리고 찾아뵙고 인사드리겠습니다.
저희 가족과 르완다를 위해 기도해주시는 여러분에게 이 기회에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추가로 저희 아버님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남은 여생을 평안하고 큰 고통 없으시도록 위해서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코로나로 온 세상이 어려운 시간이지만 늘 하나님의 보호 아래 건강하고 평안하실 수 있기를 함께 기도드립니다.
2020년 11월 23일
이상훈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