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곳 르완다는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는 5066명이고 매일10여명 정도의 확진자만 발생하고 있어서, 나름 잘 막아내고 있습니다. 다음주부터 학교들도 개학한다는 소식을 듣고서 안심되었습니다. 한국이나 미국 같은 선진국에서는 그나마 온라인 수업이 가능하지만, 르완다같이 열악한 나라에서는 집에 태블릿 pc뿐만 아니라, 인터넷조차 안되기 때문에 온라인 수업은 아예 생각도 못했기에 그 동안 무척 걱정되었습니다.
르완다는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서 사망률(0.7%)이 낮습니다. 의료 인프라가 약한 이 곳에서 사망률마저 높았다면 나라가 엉망이 되었을 건데, 그렇지 않음이 얼마나 다행이고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힘든 상황 중에서도 우리의 소망이 되시는 예수님을 바라보면서 이 어두운 터널을 지나갈 수 있기를 소원합니다.
저희 병원에서 몇 주전에 갑자기 초음파 기계가 작동을 멈췄습니다. 방사선사 선생님께서 여기저기 만져봐도 안되어, 카톡으로 한국의 기술자분들과 연락하신 후에 결국은 메인보드가 고장이 난 상태인 거 같아 교체해야 할 것 같다는 결론이 났습니다. 새 메인보드는 가격이 비싸고, 한국에서 르완다까지 운송에 드는 시간이나 금액도 부담되며, 또 혹시나 메인보드가 문제가 아니라면 괜히 새 걸 구입했다가 수리도 안 되고 생돈만 버리게 될까 하는 마음에 답답해하는 중에, 한국의 한 초음파를 취급하시는 대리점의 사장님과 우연히 연결이 되었습니다. 고장이 의심되는 메인보드를 한국으로 보낼 수만 있다면 본인이 수리를 해서 다시 르완다로 보내겠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연락이 온 바로 다음날이 마침 저희 병원의 간호사선생님이 휴가 차 한국으로 떠나는 날이었습니다. 부랴부랴 급하게 문제가 의심되는 메인보드를 포장해서, 그날 저녁에 간호사선생님께 내일 한국가실 때 들고 가서 택배로 좀 보내 달라고 전달했습니다.
한국에서 메인보드를 받으셔서 살펴보니. 수리가 불가능한 고장이고 새 부품으로 교체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원래 계획은 메인보드를 수리해서 3주뒤에 한국에서 르완다로 돌아오는 분이 르완다로 갖고 와 주시기로 했었습니다. 추석연휴가 겹쳐서 실제로 일할 수 있는 기간은 일주일도 안 남았는데 그 동안 똑같은 모델의 부픔을 찾아낼 수 있을까 하는 조마조마한 마음에 기도하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대리점 사장님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동일한 모델의 좋은 중고 초음파 기계를 찾았으며, 본인이 그 초음파기계를 구입하여 거기서 새 메인보드를 떼어 주신다 하셨습니다. 거기에다가 심장초음파를 할 수 있는 부품도 추가로 챙겨 주시겠다는 말씀에 “우와, 그게 가격이 얼마인데!”하며 놀랐습니다. 금액을 지불하겠다는 저희의 말에 사장님이 저희 병원의 방사선사 선생님과 같은 교회에 출석하고 계셨다며 그냥 선교헌금 하신다며 공짜로 주시겠다는 하는게 아니겠습니까. 시간이 촉박하여 택배 배송도 못하고, 인천공항까지 오셔서 공항에서 귀국하시는 분과 직접 만나 새 메인보드를 전달해 주셨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병원에 도착한 새 메인보드를 조립하여 초음파 기계를 켜는 순간, 기분 좋은 화면이 나타나면서 정상적으로 작동하였습니다.
아프리카에서 기계가 고장 났는데 완벽한 타이밍으로 출국, 귀국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운반이 되고, 그 짧은 시간 동안에 똑같은 모델의 기계를 찾아서 3주 안에 모든게 해결 된 것은 정말 기적입니다.
환자 중에서도 놀랍게 치료된 케이스가 있었습니다. 다리의 상처가 7년동안 아물지 않아서 계속 진물이 나고 통증으로 고생하던 극빈자 환자가 병원에 왔습니다. 그 동안 제대로 치료를 못받았는데다, 상처가 워낙 심하고 오래되어서, 처음에는 이게 과연 나을까 싶은 회의가 들었습니다. 환자분께 치료가 될지 확신할 수 없지만, 최선은 다해 볼테니 기도하자고 말씀드렸습니다. 놀랍게도 상처 드레싱하고 약을 처방한지 며칠이 지나서 서서히 상처가 아무는 것이 보이더니 2주쯤 지나니 새살로 다 덮이는 것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치료를 끝내고 이제 다 나았으니 내일부터는 안 와도 된다고 하니, 제게 고맙다고 몇 번이나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였습니다. 순간 약간 멍해지면서, “고맙다는 인사를 들어야 될 사람이 나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갑자기 제 마음 속에 어떤 생각이 하나 지나가서, 그분에게 말씀드렸습니다..
“당신은 제게 고맙다고 하면 안됩니다. 생각해 보세요. 하나님께서 당신 한 사람을 위해서, 당신이 다리 때문에 이렇게 오랫동안 고생하는 거 보고서, 멀리 한국에서 잘 지내고 있던 의사를 여기까지 불러오셔서 병원을 짓게 하시고, 또 당신을 이 병원으로 이끄셔서 치료받게 하셨습니다. 당신 한 사람을 위해서 하나님이 이 일을 하신 겁니다. 놀랍지 않나요? 제게 고마운 게 아니라 하나님께 감사해야 해요” 그분도 순간 뭔가 깨달은 눈빛을 하더니 곧” 예사 쉼메 차네! ( Praise Lord!)” 라고 대답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병원에 보내시는 환자들을 향하신 그 분의 사랑과 인도하심을 새삼 느끼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지난 시간을 돌아보니, 치료받은 환자들뿐 아니라, 일하는 저희들에게도 하나님의 보살피심과 채우심이 늘 넘치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이번에 저희 병원 홈페이지를 제작하였습니다. www.nanurihospital.com 입니다.
홈페이지용 자료를 모으다 보니 2019년 개원한 이래 이제까지 무료진료 건수가 무려 3500건이 넘고, 코로나로 인해 지역이 봉쇄되었을 때 주변 주민들에게 식량 보급한 것이 거의 4000명에게였다는 것을 알고서 깜짝 놀랐습니다. 진료비를 내는 환자수는 무료진료 환자수에 비해서 1/3밖에 안되는데, 무료 진료뿐만 아니라 식량까지도 나눠줄 수 있었다는 건 하나님께서 하셨다는 말 밖에는 안 나옵니다. 하나님은 사랑이시고 신실하십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기도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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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완다가 코로나의 상황속에서 큰 피해없이 잘 이겨 내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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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 다음 스텝을 놓고서 기도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여 나아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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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부부와 아이들이 영육의 건강을 위해서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