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생각하시며 인자가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돌보시나이까"
- 시편 8:4 -
지난 주일 예배를 드리던 중 하나님께서 저의 인생에 부어 주신 깊고도 풍성한 은혜에 감동되어 하나님께 고백으로 올려드린 시편 말씀입니다. 제가 뭐 잘난 게 있다고 이렇게 크신 은혜를 허락하셨을까 감동되어 감사하며 묵상하던 중에, 제게 차고 넘치도록 부어 주신 하나님의 은혜는 결국 르완다를 향하신 하나님의 마음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나님 아버지의 아픈 손가락 중의 하나 일 아프리카 르완다에 하나님의 사랑을 차고 넘치게 부어 주고 싶어하시는 아버지의 마음이 헤아려 지니,, 새로운 형태의 뜨거움이 제 안에 솟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오랜 락다운 끝에 8월초 드디어 키갈리 공항이 열려서 한국에 들어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국 입국 시 2주의 자가 격리 때문에 한국 체류 기간이 짧아지는 부담이 있었지만 아시는 대로 흉부 폐 CT와 내시경 등의 정밀 검진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무리하게라도 들어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몇 차례나 비행편이 변경되고 취소되는 등 한국에 들어올 수 있을까를 걱정할 정도로 불안정했지만 결국 비행기가 떴고 한국 입국 후 코로나 검사에서 음성판정을 받고 시작한 2주 자가 격리의 시간은 제게 영적 육체적 회복의 시간이었습니다. 다시 가져보지 못할 소중한 시간이었으며, 격리 해지 후 바로 시행한 검진에서 특이 소견 없음으로 판정 받고 얼마나 감사했던지요.. 앓던 이가 빠진다는 게 어떤 건지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소식을 들은 많은 후원자 분들의 격려 또한 얼마나 감사했던지요.
하나님께서 차고 넘치도록 부어주신 사랑과 은혜는 결국 저를 통해 르완다로 이 모든 것이 흘러 가길 원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이라 느껴지니 아직은 제가 할 일들이 많이 남았구나 싶습니다. 작은 병원으로 시작했지만 하나님께서 하신다면 종합 병원에 이어 의과 대학까지의 큰 꿈을 꾸어볼 수도 있겠지요. 이전까지는 꿈도 꾸지 않았고 생각조차 엄두도 못 낼 꿈들이 머리 속에 마음 속에 꾸어지기 시작 했습니다.. 감히 제 생각이라고 할 수 없을...
그래서 조용히 기도로 시작합니다.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할 일들이지만 작은 기도의 씨앗을 심으려 합니다. 언제 어떻게 누가 시작할 지는 오직 하나님만 아시겠지만 제가 할 일을 시작하려 합니다. 그저 기도로 함께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에서 진정되던 코로나가 자가 격리가 끝나는 시점에서 재 확산되기 시작하여 오늘은 400명이 넘는 확진자가 생겼습니다. 덕분에 격리 해지 후에도 상당히 조심하며 만남을 자제하고 있는데, 이 와중에 들려오는 르완다의 소식 또한 암울합니다. 떠나오기 전만 해도 키갈리 수도에는 확진자가 거의 없었는데 점차 증가하기 시작하여 최근 200명에 이르면서 정부가 오늘부터 이동 제한을 다시 시작했답니다. 락다운을 해제한 지 두어 달 만에 다시 락다운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소식에 다음주 르완다에 돌아가서 병원 진료를 어떻게 해야 하나 또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아니 돌아갈 수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불안정한 항공사 상황 때문에 9월 3일 돌아가는 비행편이 변경되어 경유지에서 20시간 넘게 대기를 하게 되었는데 이런 식이라면 비행편이 아예 취소될 가능성도 있을 듯 합니다. 무사히 르완다로 돌아가고 병원 진료를 다시 시작하며 나누리 센터가 코로나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기도 부탁 드립니다.
자녀들 소식도 잠시 전합니다.
소현이는 미국 대학이 온라인 수업으로 확정되어 내년 2월까지 한국에 머물면서 온라인으로 2학년 1학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르완다는 인터넷 사정이 좋지 않아 어쩔 수 없이 한국에 머무르게 되었고, 재석이는 11학년이 되는데 르완다 KICS 학교 역시 온라인 수업으로 시행되지만 대학 수업과는 달리 실시간 영상 수업이 아니라서 함께 르완다로 돌아갑니다. 진로를 결정해야 할 소현이와 대학을 준비하는 재석이가 맡겨진 본분에 최선을 다 할 수 있도록, 그리고 인생의 가장 중요한 가치인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만남과 신앙의 성장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부디 여러 모로 힘든 시기에 하나님의 뜻을 잘 분별하고 순종하여 여호와 하나님의 이름이 우리일상의 삶을 통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는 저희 모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준범 백지연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