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이송희선교사 기도편지

by 구교영집사 posted Dec 0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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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평안의 인사를 전합니다.

오늘 문득 책상 앞의 달력을 보니 요일이 맞지 않아 한 장을 떼어 내었더니12라는 숫자가 큼직하니 눈에 들어왔습니다. 머리 속에서 궁~하고 종소리가 울려오는 것 같았습니다.  조금 있으면 성탄절과 연말로 분주해지고 새로운 2016년이다 할텐데 올 한 해 제대로 해내지 못한 일들이 먼저  떠오릅니다.

지난 달에는 불의의 교통사고로 장인어른이 돌아가셨습니다. 새벽에 전화를 받고 저희 부부가 마침 당일 표를 구할 수 있어서 급하게 한국을 다녀왔습니다. 서둘렀음에도 불구하고 임종하시기 전에 도착하지 못했고 공항에서 장례식장으로 바로 향했습니다.  워낙 갑작스러운 일이라 오랜만에 한국에 귀국했음도 불구하고 연락을 제대로 드리지 못했습니다.  장례와 여러가지 정리를 마치고 부랴부랴 다시 르완다로 돌아왔습니다.  그  간에 밀린 강의 준비와  보고서 등 일감은 책상위에   수북히  쌓여  있는데 손에 잘 잡히지 않네요.

자전거를 타고 가시는 중에 교차로에서 급하게 나온 차량에 자전거 뒷부분이 받히시면서 쓰러지셨는데  머리를 다치셔서 뇌출혈로 소천하셨습니다. 그래도 운명하시기 전 전도사로 계신 친척분이 믿음을 구하셨고 머리를 끄덕이시며 한줄기 눈물을 흘리시고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도착해서 영안실에 누워계신 장인어른은 외상도 거의 없으실 정도로 깨끗하셨고 얼굴도 편안해 보이셨습니다.  양가 어른  중 가장 건강하셨던 분인데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이송희 선교사도 처음에는 너무 당황하고 한국 가는 내내 큰 슬픔에 어쩔 줄 몰라했는데 이런 이야기들을 귀국 후 전해듣고 또한 평안하게 누워 계신 모습을 뵙고 난 후에는 마음의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지금은 르완다에 돌아온 후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저도 한국에서 돌아온 후 그간  제 강의 스케줄을 조정해 준 다른 교수들의 시간을 메우느라 정신없이 몇 주가 휙  지나갔습니다. 오히려 바쁜 것이 낫다고 하더군요.  이 곳 아프리카 사람들은  인간적으로 참 따뜻하기 그지없습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진심으로 위로하고 애석해하는 것이 그냥 인사치레가 아니라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래도 성탄의 계절이고 새 해가 다가오고 있는데 희망찬 소식도 전하고 싶네요.  이 곳에 땅을 구입해서 학교를 세우려던 일이 좀 더 구체적으로 진행이 되어갑니다. 이 곳에 의사로서 봉사하기 위해 왔던 박준범 백지연 선교사가 장기 선교사로 남기로 마음을 정해 계획했던 부지에 병원도 함께 세우기로 해서 현재 한참 설계 중입니다. 르완다에 온 지 11년이나 된 필리핀 설계사를  알게 되어 먼저 1단계 공사로 병원과 게스트하우스를 짓습니다.  게스트하우스는 병원과 학교 등 이 곳에 오시게 되는 단기사역자들과 또한 오고 가시는 손님들을 모시기 위한 건물입니다. 1단계가 끝나면 유치원 초등학교 고등학교 채플 등의 건물을 2단계로 지을 계획입니다.

지금은 아무 증거가 아니 보이지만 분명하신 하나님의 뜻을 우리가 알고 지금까지 함께 해 주신 하나님이 어디 가실 것도 아닌지라 믿음으로 일을 시작합니다.  전체 Master Plan 과 1단계 설계가 끝나면 도시계획과에 제출해서 건축허가를 받고 그 이후 시공업체를 정해 건축을 시작하면 됩니다. 건축이 시작되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될지 모르지만 빠르면 내년 2월 정도 늦어도 지금으로부터 6개월 이내에는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공항에서 5분 거리에 있는 교통의 요지에 2.5헥타르 (7,600평)의 땅에 르완다의 의료, 교육, 선교의 새로운 터전을 마련하고자합니다. (전체 계획도는 제 고향교회인 대봉교회에서 청년부 시절 성경공부 리더셨던 정현미 집사님이 그려주셨습니다.)

 

하나님이 함께 해 주셔서 올 해 큰 딸 훈희가 싱가폴에서 좋은 학교 다닐 수 있어 감사한데요 성탄의 계절 르완다로 올 예정입니다. 1996년 나이로비에서 난산 끝에 나온 아기가 벌써 대학생이 되어 혼자 돌아다니는 것을 생각하면 감사함이 가슴 가득 들어찹니다. 진희는 올 해 대학 진학준비를 하느라 마음이 바쁘구요. 강희는 두 누나의 대학을 준비하는 과정을 지켜보더니만 요즘 부쩍 관심없어 하던 공부와 숙제에 열심입니다.  자녀들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하나님을 좀 더 알고 본인들이 즐거워 하는 일들을 찾아갔으면  하고 기도합니다.

2&5 학교와 가정을 섬기는 일에  저희 부부가 자주 집을 비우는데, 그 모든 자리에서 사역과 저희 자녀들까지 잘 돌봐주는 이희주 선교사에게도 감사하구요.  위해서 같이 기도해주세요.

병원과 학교의 사역을 위해  제프리 크리스친 선교사님, 박준범-백지연 선교사님, 임진호-박지인 전도사님 부부가 함께  동역하고 있습니다. 다음 기도편지에 함께 수고하시는 다른 분들에 대해 자세히 쓰도록 하고 오늘은 여기에서 글을 맺을까 합니다.

2015년    12월    1일

르완다에서    이 상 훈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