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범-백지연 선교사 기도편지

by 구교영집사 posted Sep 0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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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롬,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저희는 6월 3일부터 8월 5일까지 두 달간의 한국에서의 휴식을 마치고 르완다에 돌아온 지 3주째에 접어들고 있으며 모두 건강하게 다시 르완다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두 달간 한국에서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큰 관심과 사랑과 격려와 후원을 받았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리고, 특별한 사랑을 베풀어주신 대봉교회 박희종 목사님과 모든 대봉의 성도님들께 특별히 감사 드리며, 무엇보다 저희 가정을 기억하시고 큰 은혜를 베풀어 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립니다.  기도했던 동역자들을 예비해 놓으셔서 만나게 하셨고 기도했던 재정의 문제들을 채워주심으로써, 저희가 가고자 하는 길이 나의 의를 위한 길이 아니요,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고 확장해 가는 하나님의 길 위에 온전히 있음을 확신시켜 주셨기에 더욱 감사했고 기뻤던 시간들이었습니다.

 

키보고라에서의 모든 진료 사역은 5월말로 끝이 났고, 이제는 이상훈 선교사님과 함께 키갈리 공항 근처에 확보해 놓은 7500평의 대지에 병원과 학교(유치원, 초등, 중,고등학교)와 채플겸용 대강당과 게스트하우스 등 mission center를 짓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디뎠습니다.

한국에 머무르는 동안 대봉교회 정현미 집사님의 도움으로 전체 7500평에 대한 개괄적인 배치도를 완성했고 이것을 바탕으로 앞으로 건축을 위한 대지 용도 변경 (현재는 주거 전용 대지임), 병원과 학교의 인허가 (병원:보건복지부, 학교:교육부), 건축인허가, master plan등등 실질적인 행정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지난 주에 처음으로 RDB one stop center를 들러 필요한 서류와 절차 등에 대해 상담을 하였고 이제부터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가야 하지만, 작은 clinic하나 짓는 것이 아니라 병원과 학교와 부대 시설 등 비교적 큰 프로젝트이다 보니 행정적인 절차들이 꽤나 복잡한 것 같습니다.  의과대학을 졸업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환자 진료 이외의 분야에는 무지했고 관심도 없었던 저희 부부에게는 작은 행정업무 조차 너무나 큰 부담으로 다가와 쉽게 일을 진행할 수 없었습니다. 하나 하나 새롭게 배우는 마음으로 겸허하고 조심스럽게, 천천히, 하나님께서 보여주시고 이끌어 주시는 만큼만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고자 합니다. 절대 내 생각과 계획으로 조급하게 하나님보다 앞서나가지 않기 원합니다. 매 순간 하나님께 집중하며 깨어 있어야겠지요. 이를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모든 행정적인 절차들이 조금은 매끄럽게 진행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일을 진행하는 동안 하나님께 감사한 일이 두 가지 생겼습니다.

첫째는 지금의 땅 주변으로 큰 도로가 없어 주된 출입로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큰 도로에서 비포장의 작은 길을 5분 정도 들어와야 땅이 보이기 때문에 필요하면 주변의 땅을 도로를 낼 만큼 구입하여 병원과 학교 두 군데로 출입로를 만들 생각도 했었는데, 시청 도시개발과에 알아본 결과 땅 바로 인접하여 병원 쪽과 학교 쪽에 큰 도로가 만들어질 계획이었습니다. 자연스레 병원과 학교의 출입로가 확보되어 얼마나 감사하고 기뻤는지 모릅니다. 비록 땅의 일부분(총 600평정도)을 도로에 뺏기기는 하지만 도로가 난다는 사실에 더 기쁩니다. 건물의 배치는 조정하면 되지만 주변의 도로는 저희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마름모꼴의 빨간 선으로 테두리 지어진 것이 실제 땅이고, 땅의 좌측과 위쪽에 인접하여 회색으로 칠해진 굵은 선이 도시개발계획에 예정되어진 도로)

 

두 번째로 감사한 것은, 앞으로 진행될 복잡한 행정업무로 인해 답답해 하던 지난주에 제프리 리 선교사님 ( 재미교포로 미국의 큰 은행장을 역임하시고, 소명에 따라 7년 전 르완다에 선교사로 오셔서 르완다 UOB 은행장으로 섬기시다가 최근 은퇴하신 분으로서 모든 면에서 존경 받을 만한 선교사님입니다 ) 으로부터 연락이 와서 만남을 가졌는데, 이상훈 선교사와 함께 이루어갈 이 프로젝트를 도와 줄 의향을 보이셨습니다. 조심스런 만남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계획하고 있는 이 일들이 참으로 나의 일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원하시고 바라시는 것이라는 것을 다시금 확신하는 계기가 되었기에 정말 감사했습니다. 저희에게는 너무나 큰 힘이 되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러 가지 복잡한 행정적인 문제에 대해 도와주심에 감사해 하는 저에게 한사코 우리를 위한 게 아니라 이 땅 르완다에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고 확장해 가는 일에 본인이 쓰임을 받는 것이라는 말로써 저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셨습니다.

 

저 혼자의 힘으로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큰 일들이라,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걱정했던 지난 몇 달 전의 모습을 생각하면, 모든 것을 이미 계획하시고 준비해 놓으신 상태에서 저를 그저 작은 부분의 동역자로 부르신 하나님의 세밀한 계획을 이제야 깨달으며 마음의 짐을 내려놓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앞으로 진행될 모든 일들을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며 기대하게 됩니다.

 

아이들에 관해서는, 첫째 소현이가 grade 10, 둘째 재석이가 grade 6 로 새학기를 시작했습니다. 재석이는 한국 학년으로는 초6이지만, 여기서는 grade 6 부터 middle school입니다. 즉, 중학교 생활을 시작했는데 걱정과는 달리 잘 적응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는 아이들에 대해서 늘 감사의 기도제목이었던 것 같고 바라기도 앞으로 계속 감사의 제목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병원과 학교와 미션 센터라는 큰 비젼을 가지고 나아가지만 건물이 완공되어야 선교가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작은 준비부터가 선교의 한 과정이라고 생각됩니다. 일상의 생활, 매 순간의 생각과 감정에서부터 진행되는 중에 만나는 모든 현지인들과의 관계에 이르기까지,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겸손과 섬김과 배려의 삶을 살아내는 것이 선교의 시작이리라 믿습니다.

 

다음 편지에는 좀 더 구체적이고, 놀랍게 진행되어진 일들을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하며, 모든 기도의 동역자와 물질의 후원자 분들에게 하나님의 한없이 크신 은총이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2015년 8월 24일

르완다 키갈리에서

박준범 백지연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