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

최태용선교사 기도편지

by kim posted Jun 07,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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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이름으로 대봉교회에 문안합니다.

 

교우들의 눈물어린 파송식을 마치고 아프리카로 떠나온 것이 어제 같은데, 벌써 세 달이 지나 네 달째 접어들고 있습니다. 지난 몇 달 동안 아프리카를 알아가면서 힘든 일들, 그리고 감동적인 일들을 많이 경험하였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나를 왜 이곳에 보내셨는지, 내 인생의 후반을 통해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이곳의 생활과 저의 마음을 전합니다.

 

<사 역>

저는 우간다 수도인 캄팔라에서 엔테베공항 방향으로 1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ANTS(All Nation Theologlcal Colleage And Seminayt)라는 신학교에서 동아프리카에 파송할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제가 속해 있는 학교는 우간다뿐만 아니라, 르완다, 콩고, 탄자니아, 케냐, 수단 등 주변 동아프리카에 속한 나라에서 많은 학생들이 찾아옵니다. 우리 학생들의 심장에는 초기 한국교회 성도들이 가졌던 하나님 나라를 향한 열정으로 넘쳐나고, 각 나라와 민족에 대한 복음의 열정으로 넘쳐납니다. 이 학생들이 공부를 마치고 돌아가면 교회와 지역사회를 섬기는 목회자가 될 것입니다. 또한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의 삶을 살아갈 것입니다. 그러나 학생들 중 한 학기에 30만원 하는 등록금이 없어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많이 있습니다. 얼마 전 학교는 방학에 들어갔습니다. 평소와는 다르게 학교는 고요와 침묵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12명의 학생들이 여전히 학교에 남아서 뜨거운 태양 아래서 노동으로 자신의 등록금을 갚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학기에 4명의 학생들을 선발하여 등록금을 완납하여 주고 제자훈련을 시작하였습니다. 선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일이 사람을 키우는 일, 선교 동역자를 훈련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은 르완다, 탄자니아, 콩고, 콩고난민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학생들을 훈련시켜 차후 교회개척과 공동체 사역과 학교 사역을 시작해 볼 생각입니다. 앞으로 아프리카에서 함께 일해나 갈 스탭들이기에 사랑하고 섬기는 일에 최선을 다하려 합니다. 내가 주는 만큼, 헌신하는 만큼 이 아이들도 헌신하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생 활>

우간다의 아침은 먼지와 매연으로 시작합니다. 대부분의 도로가 비포장이기 때문에 신선한 아침에 대한 기대와는 반대로 온갖 먼지와 매연이 아침을 뒤덮습니다. 그 먼지와 매연을 뚫고 이곳 사람들은 바쁘게 하루를 시작합니다.

저는 신학교 안에 필리핀 선교사가 살다가 귀국하고 남은 낡은 집이 있어서 집수리를 마쳤고, 얼마 전 게스트 하우스의 삶을 청산하고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여긴 지금 우기라서 거의 매일 비가 내립니다. 그런데 비가 많이 오면 천정에서 비가 새고 바닥이 홍수가 됩니다. 처음에는 너무 당황스러워서 어쩔 줄 몰라 했지만, 이제는 비가 올 것 같으면 큰 양동이와 수건을 준비하고 잡니다. 그리고 자다가 일어나 비를 받고, 바닥에 고인 물을 닦아 냅니다.

집이 늪지대 가까운 곳이라서 뱀들이 자주 나타나고, 해충들이 집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몇 주 전에는 아침운동을 하러 나가다가 저희 집으로 들어오려는 독사를 잡았습니다. 몇 초만 늦었어도 제가 당할 뻔 한 상황이었습니다. 이곳에서의 삶은 단 하루라도 주님의 보살핌이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따라서 새벽마다 주님 앞에 엎드려 기도합니다. 건강과 사역과 두고 온 가족과 교회를 위해 기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신학교 안에는 한국과 미국에서 파송한 몇 분의 선교사들이 함께 생활합니다. 하나님께서 좋은 분들을 만나게 해 주셨습니다. 친절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모든 일을 자신의 일인 것처럼 저를 도와주시고 계십니다. 아직 낫선 아프리카 영어가 들리지 않을 때는 저의 귀가 되어주기도 하고, 처음 겪는 일들을 당할 때 마다 저의 가이드가 되어주기도 합니다. 차가 없는 저에게 때로는 발이 되어주기도 하고, 때로는 저의 가족이 되어주기도 합니다. 하나님 안에서 형제애를 나누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집으로 돌아가고 홀로 있을 때는 한국이 많이 그립습니다.

 

<소 망>

우간다를 알아가면서 저의 심장을 뛰게 하는 것들이 생겼습니다. 저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는 줄 알았습니다. 2007년 우간다 단기선교를 왔을 때 초등학교에서 예쁜 교복을 입은 아이들을 많이 만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근 선교리서치를 하면서 거리의 아이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여기에는 학교에 가지 않고 하루 종일 거리를 뒹굴며 살아가는 아이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방치되어 있고, 질병에 노출되어 있으며, 교육으로부터 제외되어 있습니다. 그 아이들이 있을 곳은 진흙 바닥뿐이었습니다. 이 아이들을 위해 기도할 때마다 하나님께서 저에게 뜨거운 마음을 주십니다. 거리에 방치된 아이들을 모아 주님의 사랑을 전하고, 교육하고 훈련하여 그 아이들의 인생을 바꾸시기를 원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 아이들을 그대로 방치해두면 진흙 바닥을 뒹굴다가 인생을 마감하겠지만, 그 아이들에게 주님의 사랑을 전하고, 믿음을 심어주고, 훈련한다면 진흙바닥 인생이 하나님의 나라를 위한 사역자의 인생으로 바뀔 것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우간다를 위해 기도할 때 마다 공동체에 대한 비전을 주셨는데, 막상 이곳에 와서 우간다를 알아가면서 하나님께서 버려진 아이들에 대한 소망을 더욱 크게 부어주십니다. 부모와 학교로부터 버려진 아이들에 대한 심각성과 시급함을 매일 깨닫게 하십니다. 이 일을 위해 날마다 기도하고 주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곳은 우기가 한창입니다. 비가 오면 메말랐던 대지가 촉촉해 지면서 온 땅에 생명의 기운으로 충만해집니다. 성령의 단비가 이 땅 위에 충만히 내리기를 소망합니다. 성령의 단비로 메마른 심령과 메마른 이 땅위에 하나님 나라를 경험하게 하는 생명의 기운이 충만해 지기를 소망합니다. 동시에 대봉교회 위에도 성령의 충만하심이 있기를 소망합니다.

 

우간다 최태용 선교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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