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주전의 세르겔트 교회 이야기에서 현지 언어에 대한 이야기를 적었습니다. 선교사가 현지 언어를 충분히 습득하여 사용하는 것은 기본에 속하는 일이겠지요. 영어를 배워보셔서 아시겠지만, 남의 나라 말을 배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실감하셨을 것입니다. 우리는 영어를 10년 넘게 배우지만, 제대로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잖습니까?
현지에 살면서, 현지인 교회를 꾸려나가면서 현지언어를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은 선교사로서는 기본이 안된 것이지요. 부끄러운 일이기도 하구요. 그러나 남의 나라 말을 제대로 한다는 것은 보통 노력으로는 잘 안되는 부분이지요. 저희 교단(예장 통합)에 속해 있는 선교사들 중에서도 현지 언어가 잘 안되는 분들이 있습니다. 나이탓(5, 60대)과 본인들의 노력부족, 또한 선천적으로 언어 감각이 부족한 분들도 있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선교사의 기본도 안된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분들을 너무 힘들게 하는 부분들이겠지요. 그래서 저희 교단의 젊은 선교사들끼리 조그만 모임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몽사모’가 그것입니다. ‘몽사모’는 몽골어 성경공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뜻입니다.
설교를 맡은 사람들뿐만 아니라, 교회에서 사역하는 모든 분들에게 해당되는 것인데, 몽골어 성경을 모르고 성경을 가르칠 수도, 설교할 수도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성경을 가르칠 때, 설교를 할 때 어떤 표현과 단어를 사용해야 할 것인지 연구하면서 함께 나누는 모임이 있어야 되겠다는 공통적인 마음들을 가지고 있었던 차에 이번에 ‘몽사모’를 발족하게 된 것입니다.
제가 ‘몽사모’의 대표를 맡게 되었는데, 제가 몽골어를 잘해서가 아니라, 이런 고민과 몸부림을 많이 하는 사람이기에 몽골어 성경을 연구할 는 있는 모임의 대표를 맡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월요일(3/14)에 첫 번 모임을 가졌습니다. 요한복음을 가지고 한주에 한 장씩 연구, 발표하기로 하였습니다. 한달에 두 번 모이되(첫째, 셋째주는 저희 교단 선교회 모임이 있기에 둘째, 넷째주에 모여서 하기로 하였습니다), 첫 번 모임의 연구, 발표는 제가 맡기로 하였습니다.
몽골어 성경공부를 희망하는 사람은 누구나 올 수 있고, 성경의 연구, 발표는 몇몇 선교사가 차례대로 돌아가면서 맡기로 하였습니다. 요한복음 1장을 분석하고(단어를 분해하여 어떤 단어가 어떻게 파생되어 사용되는지), 같은 뜻의 단어라 하더라도 어떻게 쓰임새가 다른지에 대한 분석을 하는 것으로 첫 시간을 마쳤습니다. 15명의 사람들이 참석하였는데, 이는 교단 선교사의 절반정도가 참여한 셈입니다. 성경연구 모임이 끝난 후에 많은 분들이 너무 좋은 시간이었다고 말씀들을 하셨고, 몇몇 분들은 매주 하자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현지 언어와 설교에 사용하는 용어에 대한 고민들을 붙잡고, 목마른 자의 심정으로 성경을 한 장씩 한 장씩 파 해쳐 나가다 보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몽골어와 몽골어 설교에 대한 자신감이 붙을 것이고, 이곳에 함께 일하고 있는 타 교단 선교사들에게도 좋은 귀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지 언어에 대한 고민들을 붙잡고, 함께 연구하며, 정진해 나가는 모습이 타교단에 본이 되지 않겠습니까?
이제 한 걸음을 막 떼어 놓았습니다. 이 걸음이 멈추어지지 않도록, 이 걸음을 통해서 저희들이 겸허히 현지어를 연구하는 자세를 가지도록, 장자교단의 선교사로 선교지에서 언어의 본을 보이는 사람들 되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2005. 3. 15
울란바타르에서 박인욱 선교사 드림